“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찬미예수님!
주님께서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행복하게 잘 지내셨습니까?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합니다. 마음이 어떠하십니까?
쌀쌀해지는 날씨에 잔뜩 몸을 움츠리고 계시지는 않는지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셨는지요?
저는 가을 햇살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또한 울긋불긋 물들어 있는 나뭇잎이 너무나 좋습니다.
왜 이리도 가을을 좋아할까?
생각해 보니 바로 성숙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성숙하다는 것’은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 보이며 치유해
나가는 것임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부족함과 상처를 드러내 보이기는 너무나 힘이 듭니다.
두렵고 아프기 까지 합니다.
이런 우리들에게 오늘 주님께서는 그 부족함과 상처들을 드러내 보이도록
초대하고 계십니다.
제1독서의 말씀입니다.
“모든 대사제는 자기도 약점을 짊어지고 있으므로,
무지하여 길을 벗어난 이들을 너그러이 대할 수 있습니다”
그 약점을 통해서 주님을 만나고 사랑의 신비가 드러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리고 소경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눈이 멀어서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능력이 없어서 삶에 대한 희망을 볼 수 없었던 거지였습니다.
얼마나 불편하고 또 절망스러웠겠습니까?
그러한 그는 예수님께서 지나가는 소리만 듣고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라고
소리를 지르지만 오히려 사람들에게 조용히 하라는 꾸짖음만 당하게 됩니다.
앞 못보는 거지인 그는 얼마나 불편하고 또 절망스러웠겠습니까?
주님께서는 그에게 물으십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눈먼이는 주님께 자신이 바라는 것을 청합니다.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나의 부족함과 상처에 대한 치유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보지 않고 주님께 청하지도 않습니다.
꼭꼭 숨겨두려고 합니다.
사실 그 소경의 눈은 이미 떠 있었습니다.
비록 육신의 눈은 감겨 있었으나 자신의 부족함을 보며 그 안에서
주님을 볼 수 신앙의 눈은 떠 있었습니다.
신앙의 눈이라는 것은 바로 곁에 있는 예수님을 볼 수 있는 눈을 말합니다.
신앙의 눈이 바로 육신의 눈을 뜨게 해준 것입니다.
바로 앞에 구원과 생명을 위한 길을 두고도 다른 길을 찾는 사람들과는 달리.
그는 신앙의 눈으로 그 길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주님께 매달립니다.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사람들이 꾸짖어도 포기하지 않고 더욱 간절히 외칩니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께 전적으로 의탁하며 매달립니다.
미사 시작 때 자비송을 할 때면 가슴이 설레이며 떨립니다.
주님의 자비를 체험합니다.
부족한 제가 주님의 사제로 미사를 봉헌 할 수 있는 것은 주님의 자비 때문입니다.
주님의 자비를 믿기에 살아갈 수 있습니다.
주님의 자비를 믿는 다는 것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은 어떠하십니까?
여러분들과 함께하며 눈 앞에 계지는 예수님이 보이십니까?
보지못한다면, 바로 우리들이 눈먼 이입니다.
육신의 눈은 떠이지만 예수님을 바라보는 신앙의 눈은 멀었습니다.
바로 앞에 예수님을 두고도...엉뚱한 곳에서 예수님을 찾아 헤메입니다.
그러다 주님이 계시지 않는다고 합니다.
힘들어하고 있는 나를 업고 계신데 말입니다.
이런 우리들에게 사람들이 말합니다.
“용기를 내어 일어나게. 예수님께서 당신을 부르시네”
주님께서 오늘 여러분들을 부르십니다. 그러니 용기를 냅시다.
상처를 보이며 부족함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물으습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이제 우리도 주님께 용기를 내어 청합시다.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좋은 계절을 보내시면서, 주님께 우리의 부족함을 보이며
눈먼 우리의 마음을 치유하는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그래서 내 눈 앞에 누군가를 통해 우리 곁에 찾아오시는 예수님을
바라볼 수 있는 우리들이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2006-10-29
- 최 민호 마르코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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