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stance/오늘의 단상 (심현섭님)

변하는 것은 세상이고 나이지 시간은 아니다.

ohjulia 2009. 5. 26. 16:06

12.jpg
중국, 곤륜산
 
 
 
오늘의 단상



 

기차 창가에 앉아 있는데 옆에 서 있던 기차는 가만히 서 있고

내가 탄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싶어 당황한 적이 여러 번 있다.

옆에 서 있던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을 착각한 것이다.


시간은 가만히 있는데 세상과 내가 흘러가니까 시간이 간다고 한다.

변하는 것은 세상이고 나이지 시간은 아니다.



*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도는 줄을 어린 아이까지 다 아는데

아직도 해가 진다, 해가 뜬다고 말한다.

분명히 보이는 것은 해가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물을 파악하는 것이 이와같이 시각적이다.

 

세월이 간다, 시간이 흘러간다고 한다.

거듭 생각해보면 가는 세월도 흘러가는 시간도 그 실체가 없다.

시간은 사물이 변하는 만큼을 표시하는 단위에 불과하다.

변화가 정지된 우주에서는 시간이 흐를 수가 없다.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역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가 흘렀기 때문에 시간이 갔다고 해야 한다.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내가 늙은 것이 아니라

내가 늙어가기 때문에 세월이 가고 있다고 말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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