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ily/† 오늘의 강론

[스크랩] 연중 제16주일

ohjulia 2012. 7. 22. 02:27

<연중 제16주일>(2012. 7. 22.)(마르 6,30-34)

 

<휴식, 안식>

 

파견되어서 임무를 수행했던 사도들이 돌아오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마르 6,31).' 라는 말이 덧붙여져 있고,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가신 것을 보면

당신도 제자들과 함께 잠시 쉬시려고 하셨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마도 예수님은 날마다 쉴 틈도 없이 일하셨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안식일에도 쉬지 못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셨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타고 있던 배가

거센 돌풍 때문에 가라앉을 정도가 되었을 때

제자들은 다 죽게 되었다고 두려워하는데도

예수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는데(마르 4,38),

그 모습은 쉴 틈도 없이 일하셔서 피곤해 하시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보입니다.

 

그런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유대인들이 시비를 걸었을 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요한 5,17)."

 

당시 유대 신학자들은

창세기의 표현과는 달리 하느님께서 천지창조 작업을 마치시고

완전히 쉬시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일을 하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완전히 일을 멈추시면 이 세계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창조 작업을 멈추시긴 했지만

당신이 창조하신 세상을 보살피는 일은 계속하신다는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안 쉬시고 계속 일하고 계시니까

예수님 당신도 쉬지 않고 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예수님의 답변입니다.

 

예수님의 일은 당신의 생계유지를 위한 일이 아니라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한 일입니다.

그러니 그 일은 안식일에도 멈출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전혀 안 쉬신 것은 아니고,

가끔은 사람들과 떨어져서 혼자 계시면서 기도를 하셨는데,

아버지와 대화를 나눈 그 기도 시간이

예수님에게는 휴식 시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어떻든 조금이라도 쉬려고 예수님과 제자들이 외딴곳으로 떠나긴 했는데

전혀 쉴 수가 없었습니다.

금방 사람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마르 6,33).

 

예수님께서는 몰려든 사람들을 보시고 바로 일을 하시기 시작합니다.

그들을 가르치고, 아마도 병자들도 고쳐 주셨을 것이고,

그러다가 저녁이 되자 빵의 기적을 행하시게 됩니다.

(예수님이 안 쉬시고 일을 하시는 그때

제자들도 쉬지 못하고 옆에서 예수님을 도와드렸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몰려들어서 예수님을 쉬지 못하게 했을까?

그것은 예수님에게서 '안식'을 구했기 때문입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

 

예수님의 복음 말씀을 듣고, 예수님 덕분에 병이 낫고, 마귀에게서 해방되고...

그 모든 일이 사람들에게는 '안식'이 되는 일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안식'을 주기 위해서

당신의 '휴식'을 포기하셨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에게서 얻은 '안식'은 '영혼의 안식'입니다.

권력자들과 기득권자들에게 짓눌리고, 억압 받고, 인생살이의 고달픔에 시달리고,

율법에 억눌려서 '목자 없는 양들'(마르 6,34) 같았던 사람들이

예수님에게서 진정한 안식, 영혼의 평화와 기쁨을 얻은 것입니다.

그 '영혼의 안식'은 오직 예수님만이 주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안식을 위해서 당신의 휴식을 포기하신 예수님인데,

자 그러면 그 예수님의 제자들은(사도들은) 나중에라도 제대로 쉴 수 있었을까?

쉴 수 없었습니다.

 

사도들이 잠깐 일을 멈춘 때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뒤에 부활하시기 전까지,

금요일 밤부터 주일 새벽까지 숨어 있었을 때인데,

그걸 휴식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사도들도 예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

쉬지 않고 일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잠깐씩 휴식을 취하긴 했겠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휴무나 휴가 같은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함께 살아계시는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안식'을 위해서 당신의 '휴식'을 포기하고 일하고 계실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바치는 기도를 들어주시고, 사람들을 보살피시면서...)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을까?

혹시 영혼의 안식보다 몸의 휴식만 더 찾는 건 아닌지...?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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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Rev.S.Moy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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